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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마도
작성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7/12/0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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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인 마도에 가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그저 이곳에서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가 있다고 하여 그곳을 취재하기 위해 들렸었다. 그날은 날이 무척 좋았다. 신진도에서 마도로 이어지는 짧은 도로를 지나면서 훔쳐본 차창 밖 풍경엔 푸른 하늘과 햇빛 ,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반사하는 반짝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마도에 들어서서 조금 더 안쪽으로 가면 처음 목적지였던 마도 폐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학교였는데 지금은 폐교가 되어 방치된 지 한참이 지난 듯, 교실 하나밖에 없는 작은 건물은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었고, 건물 외벽의 페인트도 군데군데 벗겨져 시멘트벽이 그대로 비춰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폐교의 모습이 너무나 운치 있고 예뻤다.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덩굴은 마치 벽에 그려진 하나의 그림 같았고, 화장실 벽에도 나무에도 온통 담쟁이덩굴이 휘감겨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시멘트를 뚫고 나오는 새싹 사진처럼,  낡은 건물에 새 생명을 넣어주고 있었다.  전설의 고향 배경이 될 수도 있는 낡은 폐교가 담쟁이덩굴 덕에 하나의 관광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문득 이 건물 내부를 수리해서 카페를 하면 무척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는 이 마도 폐교의 바로 뒤쪽이다. 학교와 화장실 사이로 이어진 짧은 숲길을 올라가면 바로 앞에 깎아 내려진듯한 절벽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촬영 장소이다. 숲길을 나서는 순간 탄식이 절로 나온다. 숲을 지나기 전에 보았던 마도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마도는 엄청난 반전을 숨기고 있는 섬이었다. 신진도에서 바라보는 마도의 모습은 평범하고 평화로운 여느 바닷가 마을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바위로만 이루어진 마도의 뒤쪽은 마도기암으로 불리며 안흥 팔경 중 하나에 속할 만큼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마도 폐교의 뒤쪽 절벽은 그 자리에 바로 서있기가 아찔할 정도로 높고 가팔랐다. 그 웅장함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아무리 찍어도 그 장관을 담을 수가 없었다. 멀리서 본 아파트의 모습과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아파트의 모습은 엄청난 차이가 있듯이 말이다. 그 절벽 하나에 매료되어 다른 곳은 둘러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고 마도에 대해 글을 쓰려니 미처 둘러보지 못한 마도의 모습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마도는 바위로 되어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을 가야만 했다. 가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첫눈에 마도에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다시 찾은 마도에서 나는 너무 나도 궁금했던 마도기암을 마저 보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서 쭉 걸었다. 바위로만 되어있는 해안선을 걸어가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위 하나를 지나면 또다시 멋진 바위가 나오고 그 바위를 건너면 또 더 멋진 바위가 계속해서 나오니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떤 바위는 파도에 깎여 곡선의 모양을 하고 있고, 어떤 바위는 날카로운 결정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바위는 흰색이고, 어떤 바위는 새까맣고, 자칫 발을 헛디뎠다가는 크게 다칠 만큼 날카롭고 위험한 바위들이 깔려 있었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모두가 커다란 바위라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바위 위에 서서 거센 바람과 바위에 부딪혀 터지는 파도의 조각을 맞으며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도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소문난 유명한 섬이라고 했다. 혼자서 바위를 타고 가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혹시라도 발을 헛디뎌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되었는지 멀리서 큰아이의 애타게 찾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걸어왔다. 서둘러 아이들이 있는  자잘하고 동그란 돌멩이가 몰려있는 작은 해변가로 돌아갔다. 



해변가에 있는 큰 바위에 아이들과 같이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었다.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파도소리는 모래와 갯벌에 스며드는 파도소리와는 다르다. 그냥 옆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와, 바위에 부딪혀 퍼지는 바람소리 또한 다르다. 태안에 살면서 몇 번이나 갔었던 바다이지만 이번만큼 새로운 바다는 없었다. 엄마 때문에 끌려온 큰아이가 연달아 멋지다! 굉장해! 너무 좋아!를 외친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들과 오기엔 너무나 위험하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올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가끔씩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땐 이곳에 찾아와서  바람과 파도에 마음을 씻겨내고 싶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은 섬, 말처럼 역동적인 섬, 마도.. 마도의 방파제에 서서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섬의 생명력과 웅장함이 언제까지라도 계속 간직되길 마음속으로 바라본다.
<배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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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살아있는 동안에는 나로 하여금 헛되이 살지 않게 하라. - 에머슨-